근래에는 자유여행만 다니다가 패키지 상품 오랜만에 가봅니다. 코로나 직전에 세부 다녀오고는 4~5년 만에 필리핀 다시 가게 되어서 보홀로 결정하고는 검색한 끝에 에어텔 상품이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만반의 여행 준비를 하고 떠난 가족여행이었는데 세상에나 제가 달러를 집에 고이 모셔두고 온 거 있죠? ㅠㅠ
그것도 팡라오 공항 도착 30분 전에 깨닫고는 이런 똥멍청이가 어딨나 싶어 입이 바짝 마르더군요.

하지만 그건 기우였습니다.
수하물 찾고 공항문을 나서니 루키 현지인 가이드가 제 이름을 들고 서계셨고 리오 한국인 가이드께 안내해 주셨죠.
리오 가이드를 보자마자 달러 얘기를 했고,그 뒤부터 여행내내 아무 걱정이 없었습니다.
3박5일 여정 동안의 경비를 모두 빌려주셨고, 저는 마지막날 계좌이체만 하면 되었습니다^^

사실 리오 가이드님 말씀이 가이드 경력 10여년동안 환전한 돈을 안 챙겨온 경우는 제가 처음이었대요.ㅋㅋ
저도 뭐 유럽, 아시아 등등 제 여행 인생사 중에서 환전한 돈을 안 챙겨간 경우는 처음이어서 정말 황당했답니다.

각설하고 헤난 알로나 리조트 위치는 진짜 말해 뭐해?입니다. 도보로 모든게 해결 가능하고 도착한 첫 날,새벽 2시에 남편과 아이들이 너무 배고파해서 걸어서 맥도날드 가서 카드결제하고 버거세트 사왔답니다~ㅎ

배부르게 먹고 자고 일어나서 리조트 조식 후에 리오 가이드님 만나서 버뮤다 스파로 마사지 받으러 갔습니다. 마사지는 사실 어떤 마사지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복불복인데 정말 운좋게도 잘하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뒤로 중식으로 제육볶음 먹고 스쿠버 체험 후에 리조트 자유시간 가지며 수영하고 쉬다가 리조트 저녁 뷔페 먹고 선택옵션으로 반딧불이 투어 보러 갔습니다.
가는 길이 좀 멀긴 했지만 리오 가이드의 친절하고 재미있는 필리핀 역사 수업으로 아이들은 마젤란까지 듣다가 졸고 저희 부부는 반딧불이 암컷 수컷 설명까지 다 듣고나니 투어 장소에 떡하니 도착해 있더라구요.

캄캄한 로복강을 따라 나무마다 반짝이는 반딧불이를 보고 있으니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 전구 같고 달마저도 보름달이 휘영청 떠 있어서 더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리오와 루키가 반딧불이를 잡아 아이들 손에도 제 손에도 옮겨주어 너무 감사했습니다.

다음날은 돌핀와칭, 호핑투어, 버진 아일랜드 기본 일정에 있었는데 바람이 많고 파도 너울이 심해 가는 도중에 많은 분들이 배멀미를 많이 하셨어요. 저희 가족도 저빼고 초토화 ㅠㅠ돌핀 보는거 80:20 이라 했는데 아쉽게도 돌핀은 못 봤습니다. 대신 리오 가이드가 거북이 와칭을 그냥 무료로 해주셨어요.
스노클링으로 총천연색 물고기 구경하고 삼겹살 정식으로 배 가득 채우고 오후는 리조트에서 수영하며 자유시간 가졌습니다. 풀바에서 피자,감튀,산미구엘,칵테일,망고에이드 시켜먹었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저녁에는 팡라오 나름의 맛집, 졸리비에서 저녁식사하고 할로망고에서 망고홀릭 사먹고 빅마트에서 산미구엘 사와서 리조트에서 남편과 오붓하게 술 한잔 마셨답니다.

그 다음날,원래는 고래상어 선택옵션 할 예정이었는데 배멀미를 경험하며 오바이트로 전 몇판 구운 둘째가 강력히 반대해서 느긋하게 자고 일어나 조식 먹고 체크아웃 했습니다.

데이투어로 맨메이드포레스트, 안경원숭이, 초코렛 힐 갔는데 너무 잘한 육상투어였어요^^식구들 모두 완전 만족했답니다.

저녁은 토토에페피노에서 화덕피자 먹었는데 20분정도 기다리다 입장했지만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보스 커피에서 커피 한잔 후 리오 만나서 뱅기타기 전에 2시간 마사지 받고 공항이동해서 인사 나누며 헤어졌습니다.
리오가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5월에 꼭 보홀 오라고 그래야 멀미 따위 없이 해상투어 제대로 할 수 있다고!!!

3박 5일은 역시나 너무 짧았습니다.
다음 여행지를 또 고민하며 이만^^

추신 : 리오 목적지마다 상세히 설명해주고
무엇보다 대출해줘서 고마웠어요^^
루키 쳬크인, 체크아웃 대신해주고
팁도 대신 내줘서 고마웠어요^^